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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프란치스코는 중세 유럽의 혼란 속에서도 청빈과 사랑, 그리고 헌신을 통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실천한 인물입니다. 그의 생애는 단순한 성인의 전기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주는 삶의 지표가 됩니다. 고행, 기도, 헌신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성 프란치스코의 삶을 다시 돌아보며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성프란치스코 사진
    성인의 길, 프란치스코 (고행, 기도, 헌신)

    고행으로 다져진 믿음

    성 프란치스코의 삶을 이야기할 때 고행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었지만, 세속의 부를 버리고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였습니다. 그의 이러한 결단은 단순한 금욕을 넘어선, 하느님께 온전히 나아가기 위한 철저한 자기 비움의 행위였습니다. 프란치스코는 거리의 병자들과 함께하며 가장 낮은 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실천하였습니다. 낡은 옷을 입고, 자발적으로 굶주리며, 땅바닥에 눕는 그의 생활은 당시에도 매우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것이었지만, 그 안에는 세속적 가치와 완전히 단절하려는 철저한 고행의 정신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그는 고행을 단순히 고통의 수단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인간의 교만을 내려놓고 진실한 겸손과 믿음을 쌓아가는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이처럼 프란치스코의 고행은 고통을 넘어서 영적 자유를 향한 여정이었으며, 그의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삶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기도로 완성된 영성

    성 프란치스코의 삶에서 기도는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그의 존재 전체를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는 산과 숲 속, 외딴 동굴에 들어가 끊임없이 하느님과 대화하려 하였으며, 이 시간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고 삶의 방향을 가다듬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형식적인 기도가 아닌, 하느님과의 깊은 교제를 통해 자신의 부족함과 죄를 고백하며 언제나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특히 그는 “주여,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라는 기도문을 통해 자신의 삶 전체를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자 하였습니다. 그의 기도는 단순히 개인적 구원을 넘어서, 세상과 이웃을 위한 중보기도로 확장되었습니다. 병자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전쟁과 폭력의 시대 속에서 평화를 위한 간구를 멈추지 않았던 그의 기도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프란치스코의 기도는 단지 말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에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자 한 일관된 태도였습니다. 기도 속에서 그는 하느님의 뜻을 찾았고, 그 뜻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김으로써 진정한 영성의 깊이를 체험하였습니다.

    헌신으로 이룬 사랑

    성 프란치스코는 자신의 삶 전체를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헌신으로 채워갔습니다. 그는 단순한 자선 활동이나 일시적인 도움을 넘어, 자기 자신을 철저히 비우고 타인의 고통에 동참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병든 이들과 함께 먹고 자며,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심지어 나병환자들의 상처를 직접 어루만지는 그의 행위는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프란치스코는 신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형식적인 의무보다, 실제 삶 속에서 나타나는 사랑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모든 피조물을 형제자매로 여기며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강조하였고, 이것은 오늘날의 생태영성과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의 헌신은 단순히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피조 세계 전체를 향한 사랑이었습니다. 교회 개혁이 필요한 시점에서도 그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시대를 바꾸려 하였고, 이는 수많은 추종자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헌신이라는 단어가 흔해진 시대에, 성 프란치스코의 삶은 진정한 헌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귀한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삶은 단지 옛 이야기로 머물지 않고,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교훈을 줍니다. 고행과 기도, 그리고 헌신으로 완성된 그의 성인의 길은 진정한 사랑과 겸손, 영적 자유가 무엇인지를 말없이 증명합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진심 어린 행동들이 모이면, 성 프란치스코처럼 누군가에게 빛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그 정신을 우리의 삶 속에서 이어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