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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토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 속에서 살아갔지만, 모두 수도자의 길을 선택하고 하느님께 전적인 삶을 바쳤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도규칙을 제정하고, 사랑과 금욕을 실천하며 교회와 세상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 두 성인의 규칙, 사랑, 금욕에 대한 접근 방식을 비교함으로써 그들의 영성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수도규칙: 질서 중심의 베네딕토와 자발성의 프란치스코입니다
성 베네딕토의 수도규칙은 공동체 중심의 질서와 일관된 실천을 강조하는 체계적인 문서입니다. 6세기 당시 혼란스러운 사회 상황 속에서 그는 기도와 노동을 통해 공동체를 안정시키는 데 집중했으며,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는 원칙 아래 수도자의 삶을 구체적이고 반복 가능한 형태로 정립하였습니다. 그가 만든 규칙은 시간의 흐름, 식사, 노동, 침묵, 기도의 순서를 철저하게 나누어 수도사들이 흐트러짐 없이 신앙을 실천할 수 있게 하였고, 이는 후대 서방 수도제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반면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13세기 중세 도시화와 부의 집중 속에서 ‘가난과 자유’를 강조하며 수도자의 삶을 제안했습니다. 그의 규칙은 초기에는 명확한 문서보다 복음에 기반한 삶의 방식 자체였고, 공동체의 규율보다는 개별 수도자의 내적 자발성을 중시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문자화된 규칙보다는 예수님의 말씀과 실천을 그대로 따르려 했고, 그 결과 그의 규칙은 사랑과 나눔, 가난 속의 자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처럼 성 베네딕토의 규칙은 안정과 구조를 기반으로 한 반면, 프란치스코의 규칙은 자유와 자발성, 영적 직관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대조적입니다. 그러나 두 인물 모두 규칙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일치하고 있으며, 각각의 시대에 가장 적절한 영성의 형태를 구현한 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방식: 공동체 중심의 배려와 전 인류에 대한 포용입니다
사랑에 대한 접근 역시 두 성인은 매우 다른 색채를 보여줍니다. 성 베네딕토는 수도원 안에서의 공동체 사랑을 중시하였습니다. 그의 수도규칙에서 사랑은 순명과 겸손, 질서 안에서 실현되어야 할 덕목이었습니다. 수도사들은 서로를 하느님처럼 여기고, 봉사의 마음으로 일하며, 갈등을 일으키기보다 화해와 침묵으로 공동체를 지켜야 했습니다. 그는 외부 세계보다 공동체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을 더 강조했으며, 이는 수도생활의 안정과 지속 가능성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반면 성 프란치스코의 사랑은 전 인류, 더 나아가 피조물 전체로 확장되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는 자연과 동물, 가난한 이들, 병자, 심지어 이슬람 신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존재를 하느님의 피조물로 존중하며 형제애를 실천했습니다. ‘태양의 찬가’에서 보이듯이, 그는 해와 달, 바람과 물까지도 형제자매로 부르며 전 우주적 사랑을 노래했습니다. 그의 사랑은 공동체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거리로 나가 가난한 자를 섬기고 병든 자를 품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프란치스코의 사랑은 오늘날 교황 프란치스코의 영성과도 연결되며, 사회적 약자와 환